슬픔과 눈물의 관계는 생리적인 것일까. 이전에 쓴 책 <한국인의 울음>에서 다룬 문제이다. 애견을 잃고 슬픔이 눈물을 초월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눈물은 슬픔이나 기쁨의 생리적인 현상일 뿐이다. 울지 않아도 슬프다. 눈물이 메마른 사람들이 슬퍼한다.
<가슴 아프게>라는 유행가의 가사도 헛된 말이 아니다. 가슴에 슬픔이 가득 차고 무슨 작은 소리에도 놀라고, 문풍지에도 흔들리고 꺾어지기 쉽다.
슬픔의 원천은 사랑이다. 사랑의 밑바탕에 슬픔이 있다. 사랑이 슬픔을 가져온다는 것, 사랑의 위험성도 있다. 누구를 사랑한다는 것은 즐거움과 동시에 슬픔을 공유한다.
언제가 모른지만 이별을 앞두고 산다. 먼저 떠나는 것은 슬프고 아쉬운 일이지만 그보다 아쉽고 무서운 것은 남겨지는 것이다. 남겨지는 슬픔, 너무나 잔인하다. 남겨지는 것이야 말로 슬픈 일이다. 나는 먼저 가는 것을 당연한 것처럼 늘 생각하고 있지만 혹시 남겨지는 사람이 된다면 어떻게 할까.
장수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그러나 그저 오래 사는 것만이 좋은 것은 아니다. 슬픔도 겪어야 한다. 흔히 여생을 산다는 말, 쉬운 말이 아니다.